여성암 치료 지형 바꾸는 ‘린파자’…난소암 넘어 자궁내막암까지

여성암 치료 지형 바꾸는 ‘린파자’…난소암 넘어 자궁내막암까지

난소암 치료 7년 장기생존율 데이터 확보…투여군 45%, 1차 치료 유지
자궁내막암 치료서 최초로 면역치료제와 PARP 억제제 병용 요법 승인

기사승인 2025-06-24 17:46:27
김병기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왼쪽)와 이정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24일 서울 아셈타워에서 열린 미디어 세션에서 린파자의 주요 임상 결과와 임상적 의의에 대해 발표했다. 박선혜 기자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PARP 저해제인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가 여성암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난소암 치료제 최초로 7년 장기 생존율 데이터를 공개한 데 이어, 자궁내막암 치료에서도 병용요법으로 사망 위험을 낮추며 적응증 확대에 성공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24일 서울 아셈타워에 위치한 본사에서 린파자의 여성암 치료 효과를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열고 주요 임상 결과와 임상적 의의에 대해 공유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김병기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이정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에서 린파자가 갖는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김병기 교수는 “난소암은 재발이 잦고 반복될수록 치료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초기 치료 단계에서 재발을 최대한 늦추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린파자는 7년 생존 데이터를 통해 전례 없는 장기 생존 가능성과 완치 가능성을 제시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SOLO-1 3상 임상에 따르면, 린파자를 투여받은 환자 약 3명 중 2명(45%)이 7년 시점에서도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의 45.3%는 질병이 진행되거나 반응이 없을 때 받는 추가 치료(subsequent therapy) 없이 효과가 유지됐다. 안전성 프로파일 또한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

김 교수는 “이처럼 장기 무진행 생존 데이터를 확보한 치료제는 유례가 없다”며 “린파자는 BRCA 변이 환자 유지요법으로써 ‘퍼스트 인 클래스’이자 ‘베스트 인 클래스’ 치료제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린파자는 자궁내막암에서도 최근 적응증을 추가하며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 이정윤 교수는 “유전자 불일치 복구 결함(dMMR)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항암제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졌지만 dMMR이 없는(pMMR) 환자들은 치료 선택지가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린파자의 적응증 확대는 PARP 억제제와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자궁내막암 치료에서 처음으로 승인된 사례로 임상적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DUO-E 3상 임상에서는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치료로 화학요법(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과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를 병용하고, 이후 임핀지와 린파자 병용 유지요법을 적용했다. 그 결과 pMMR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이 15개월로 나타났다. 또한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43%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는 “면역항암제를 단독 사용했을 때 효과가 제한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병용요법은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독성이나 비용 등 고려할 요소는 있지만, 환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 병용요법을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린파자는 국내에서 난소암, 유방암, 췌장암, 전립선암, 자궁내막암 등 총 5개 암종에 대해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난소암 1차 유지요법은 지난 2021년 10월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 중이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자궁내막암 적응증 추가를 계기로 린파자의 여성암 치료에서의 역할이 한층 확대될 것”이라며 “환자들이 보다 나은 치료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급여 확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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