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은 금리 결정 과정에서 치솟는 집값과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24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일부 지역 주택가격 상승속도가 빠르고 가계부채도 염려되는 상황”이라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물가 흐름을 점검하면서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도 고려한다”며 “현재 기준금리 인하사이클에 있지만 금융안정 상황 때문에 시기와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세가 향후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는 데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가계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과도하게 집중돼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유 부총재는 “생산성이 낮은 부동산에 신용이 집중되는 것은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이라며 “인구구조 변화 등 구조적인 요인과 맞물려 우리 경제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은 집계에 따르면 한국 가계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은 64.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52.9%)을 크게 웃돈다.
내수 경기 흐름과 관련해서는 민간소비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재정 쪽에서 여러가지 내수 침체에 대한 대응이 이뤄지고 있어서 전체적으로는 민간소비가 개선될 조짐이 있다”면서 “다만 건설투자 부진은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