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이상 장기 연체된 채권을 일괄 매입해 소각하는 배드뱅크가 다음 달 설립된다. 9월부터는 연체채권 매입 협약을 맺고 10월 매입을 개시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11일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 주재로 장기 연체 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양혁승 장기소액연체자지원재단 이사장, 정은정 서울시복지재단 금융복지센터장, 이지연 법무법인 하나로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신용회복위원회, 은행연합회 등 업계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금융위는 3분기 중 배드뱅크 관련 세부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배드뱅크 설립 실무는 캠코가 맡는다. 8월 중 배드뱅크 법인이 설립되며, 배드뱅크는 9월에 업권별 연체 채권 매입 협약을 체결한다. 10월부터 연체 채권 매입을 시작할 계획이다. 채무조정 기구 소요 재원 8000억원 중 4000억원을 1·2금융권이 힘을 합쳐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위와 캠코는 부도덕한 부채 탕감 가능성, 외국인에 대한 과도한 지원 등 이번 채무조정 프로그램과 관련해 제기돼 왔던 우려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실무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113만4000명의 장기 연체채권 16조4000억원이 소각 또는 채무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위는 성실 상환자들의 박탈감 여론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권 사무처장은 “성실하게 상환한 국민들의 마음에 대해 깊이 이해하나, 누구나 장기 연체에 빠질 수도 있어 사회적 재기 지원 시스템으로서 채무조정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 부처,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전달받은 공신력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철저한 상환능력 심사를 거쳐 파산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환능력이 없는 ‘정말 어려운 분들’의 채무만 소각된다”고 설명했다.

캠코는 배드뱅크 명칭 국민 공모를 실시한다. 캠코는 오는 14일부터 8월 1일까지 3주간 캠코 홈페이지를 통해 배드뱅크 명칭 제안을 접수받는다. 국민 누구나 명칭을 제안할 수 있으며, 다음 달 중 선정된 프로그램 명칭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