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중요임무’ 이상민, 구속여부 따른 수사 향배는

‘내란 중요임무’ 이상민, 구속여부 따른 수사 향배는

이 전 장관 측 혐의 전면 부인…결과 오늘 밤 늦게 나올 듯
구속 시 한덕수 전 총리 등 계엄회의 참석자 수사 본격화

기사승인 2025-07-31 17:48:35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12·3 비상계엄’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 특검)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이 전 장관의 구속 여부는 특검 수사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1일 오후 2시부터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오후 1시38분쯤 법원에 출석했다. 이 전 장관은 ‘소방청장에게 단전·단수 지시를 했는지’, ‘대통령실에서 들고 있던 문건은 어떤 내용인지’, ‘헌재서 위증한 혐의 인정하는지’ 등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장 법정으로 향했다.

앞서 내란 특검은 이 전 장관에게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위증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영장심사에 대비해 약 300쪽 분량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으며, 169쪽에 달하는 파워포인트(PPT) 자료도 준비해 구속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심문에는 이윤제 특검보, 국원 부장검사 이외 6명의 검사가 참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평시 계엄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 장관임에도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막지 않고 사실상 방조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경찰청과 소방청에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언론 자유와 국민 생명·안전을 침해하는 행위를 벌였으며, 이는 국헌문란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범죄에 단계적으로 가담했다고 보고 있다.

이 전 장관은 계엄 당시인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37분쯤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한겨레, 경향신문, MBC, JTBC, 여론조사업체 ‘꽃’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직권남용)를 받는다. 

또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지난 2월11일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의 허위 증언을 했다고 보고 위증 혐의도 적용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단전·단수 지시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을 들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대화하는 모습이 담긴 대통령실 CCTV 영상 등을 확보하고, 이날 법원 심문에서 해당 영상을 근거로 구속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전 장관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에게서 단전 단수 등 관련 지시를 받은 적이 없고, 소방청에 관련 지시를 하지도 않았단 게 이 전 장관 측 입장이다. 앞서 특검은 지난 17일 이 전 장관의 주거지와 행안부, 소방청장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본격 착수했고, 25일 이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8시간 가량 조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구속될 경우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에 대한 수사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영장이 기각되면 수사 일정과 향후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장관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특검은 국회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과 관련해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참고인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시기나 조사 방식 등을 조율 중”이라며 “참고인 조사는 임의수사여서, 편안하게 조사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 의장은 지난해 12월3일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되기까지 약 155분간 국회를 관리했다.

불법 계엄과 관련해 국무위원 중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이미 구속된 상태다. 이 전 장관은 두 번째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인물로, 그의 신병 처리 결과에 따라 특검 수사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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