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61만9220명으로 집계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5년 6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방한 외래객 수는 전년 동월(141만7274명)보다 14.2%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6월(147만6000명)과 비교해도 9.7% 늘어난 수치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47만705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28만7140명), 미국(16만6242명), 대만(16만4885명), 홍콩(5만6109명)이 뒤를 이었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2019년 동월 대비 0.4%, 1.7% 증가하며 인접국 중심의 수요 반등세를 보여줬다.
장거리 시장의 회복세도 두드러졌다. 미국과 대만, 홍콩은 2019년 동월 대비 각각 157.7%, 139.2%, 90.9% 수준을 회복했으며, 지역별로는 아중동(105.8%), 구미주(131.1%) 회복률을 기록했다.
올해 1~6월 누적 방한 외국인 수는 883만명으로, 전년 동기(770만명) 대비 14.6% 증가했다. 이는 2019년 동기 대비 104.6% 수준으로, 업계에서 올해 전체 방한객 2000만명 돌파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배경이기도 하다.
한편, 같은 달 해외로 출국한 우리 국민은 222만6396명으로 전년 동월(221만9151명) 대비 0.3% 증가했으며, 2019년 동월 대비로는 89.2%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국민 해외여행객은 총 1456만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의 97% 수준까지 회복됐다.
업계는 최근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확대되는 배경에 콘텐츠를 통한 ‘K-컬처 체험형 여행’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넷플릭스 콘텐츠 속 한복 착용 장면이나 한국식 목욕문화(세신) 등이 인기를 끌며, 실제 체험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인바운드 여행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대만 관광객의 한복 체험은 전월 동기 대비 433% 늘었고, 대중목욕탕 내 세신 상품의 거래액은 84% 증가했다.
K-푸드 역시 관광 유인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밥, 삼계탕, 찜닭 등 한국 음식 체험이 콘텐츠에 노출되며, 외국인 관광객의 공감형 경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싱가포르와 미국 관광객의 한식 거래액은 각각 157%, 61% 증가했고, 삼계탕은 233%, 찜닭은 162% 늘었다.
K-팝 팬덤의 세계관 확장도 주목된다. 콘서트 셔틀, 댄스 클래스, 스타일링 촬영 등 K-팝을 오감으로 체험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대만과 미국 등에서 관련 예약이 각각 1400%, 400% 이상 폭증했다. 콘텐츠에서 출발한 문화적 요소들이 외국인들의 방한 동선을 구체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방한 외국인 수요가 과거 수준을 넘어선 지금이야말로, 일회성 유행을 넘어 한국의 고유한 문화와 일상에 대한 체험형 콘텐츠를 더 정교하게 확장할 기회”라며 “지역별 특색을 살린 관광 상품 개발과 다국어 서비스, 콘텐츠 기반 연계 마케팅이 병행돼야 지속적인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정 인기 콘텐츠에만 집중되면 수요가 쏠릴 수 있는 만큼, K-컬처 외에도 자연, 역사, 웰니스 등 다양한 주제의 체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관광산업 체질을 강화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