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농구대표팀 안준호 감독이 2년간의 임기를 마치며 ‘세대교체’와 ‘원팀’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남겼다.
안 감독은 4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2년 동안 원팀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응집력, 조직력이 좋아진 만큼 높이 날 수 있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이 많이 돌아왔다”며 “그 물음에 답하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감독은 지난해 2월 남자 농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후 이현중, 여준석, 이정현, 유기상 등 젊은 선수들을 과감히 기용하며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짧은 시간 동안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렸고 각 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는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대표팀은 지난달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서 결승에 오른 중국과 호주에게만 패했고 레바논·카타르 등 다크호스로 꼽히던 팀들을 상대로는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다만 8강 탈락이라는 결과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대한농구협회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과 2027 FIBA 농구월드컵을 앞두고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하기로 했다. 협회는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제7차 회의를 통해 남자농구대표팀 지도자를 공개 채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 감독은 “임기 동안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선수들이 원팀으로 뭉쳐줬다”며 “각 팀에서 다들 에이스다. 그래도 경기에 나가는 것과 관계없이 하나 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2년 동안 한국 농구가 긴 터널을 빠져나왔다고 생각한다. 남자 농구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이제 그 불길이 훨훨 타올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임무를 완수하고 이만 물러간다. 아쉬움보단 홀가분하다. 후회는 없다”며 “원팀으로 뭉친 젊은 대표팀이 한국 농구에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나를 믿고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선수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또 “우리 선수들의 투혼으로 어렵게 되돌린 팬들의 관심을 놓치지 않고 한국 농구가 다시 부흥하는 밑거름으로 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자로서의 성장도 함께 강조했다. 안 감독은 “1년 8개월 대표팀을 이끌며 아직도 배울 게 많다는 걸 깨달았다. 지도자이자 감독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됐고 성숙해졌다”며 “동시에 내가 아직 한국 농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는 것도 느꼈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평생 농구를 했다. 송충이가 소나무를 떠날 수 없다”며 “앞으로도 농구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며 살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