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등 95개국 148개 기관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국제 개인정보 감독기구 협의체인 GPA가 오는 15일부터 5일간 서울에서 개최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GPA 총회를 통해 인공지능(AI) 시대의 화두인 ‘개인정보 이슈’에 대한 분야‧산업별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총회는 나흘간 컨퍼런스에 이어 △오픈소스 데이 △개인정보보호최고책임자(CPO) 개인정보 보호 선포식 △연합학술대회 등 부대행사를 마련했다. 10여개의 정책포럼과 네트워킹 행사, 기업 전시 부스, 한국 문화체험 등도 준비했다.
참여 규모는 약 1000명이다. 회원기관과 함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엔, 월드뱅크 등 국제기구와 유니세프, 국제소비자단체 등 NGO가 참관 기관(옵저버) 자격으로 참가한다. 아울러 전 세계 빅테크 개인정보 및 규제 준수 책임자, 학계, 시민단체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한국에 집결한다. 이들은 AI 시대에서 직면하고 있는 데이터와 개인정보 이슈를 고민하고 모색할 예정이다.
개인정보위는 유럽, 미국 일대를 중심으로 논의한 개인정보 이슈에 대한 담론의 장을 아시아로 가져와 글로벌 규범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 위원장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GPA 준비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은 유럽을 참고해 시작했지만 지금은 미국이나 유럽이 한국에게 물어보는 형국”이라며 “개인정보 선진국과 같이 고민하고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 위원장은 “이번 총회는 명실상부하게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한국 AI 생태계 경쟁력 알리는 사전행사…오픈소스 데이 처음으로 선보여
개인정보위는 총회 참석을 위해 전 세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방한하는 만큼 국내 AI 혁신기술과 행정 사례를 소개하고자 현장 방문을 진행한다. 참여 인사들은 현대모터스스튜디오,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 서울시 디지털 행정 우수 사례 등을 방문한다.
15일 진행되는 오픈소스 데이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오픈AI, 네이버, 셀렉트스타 등 AI 전문 기업들이 참여해 오픈소스 활용에 대한 기술, 사업적 통찰력을 중소기업 및 연구자, 개발자 등에 공유한다. 이날 영국, 이탈리아 등 감독기구 간 ‘오픈소스 생태계와 프라이버시’를 논의하는 라운드 테이블도 개최될 예정이다.
또 한국 CPO 협의회(KCPO)는 ‘KCPO 개인정보 보호 선포식’을 가진다. AI 개발‧활용에 수반되는 데이터 처리에 있어 정보주체의 권리보장 및 신뢰 확보를 위한 ‘AI 안전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7대 실천사항’을 공동선언문으로 발표한다.
고 위원장은 “오픈소스 데이는 한국 개인정보위 실무자들의 아이디어로 준비된 사안”이라며 “오픈소스를 응용하고 개발하는 기업들이 모여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면 좋겠다는 이유에서 기획하게 됐으며 기업들도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AI 시대 개인정보 이슈 집중 논의
GPA 총회 개막일인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총 5개 주제의 기조연설, 20개 패널토론이 진행된다. 특히 기조연설로 메러디스 휘태커 시그널 재단 회장, 마이클 맥그레스 EU 사법총국 장관, 그레이엄 버넷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 제이슨 권 오픈AI CSO가 참여한다.
세부 주제로는 △글로벌 인공지능 데이터 거버넌스 △에이전트 AI △개인정보 강화 기술 등 AI 시대 산업 생태계와 직결되는 주제부터 △아동‧청소년 프라이버시 △국경 간 데이터 이전 △감독기구 간 격차 해소 등 폭넓은 논의의 장이 열린다.
특히 OECD,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4개), 아태 감독기구 협의체(APPA), GPA 워킹그룹(교육기술, 집행협력) 등 국제 네트워크(5개)와 한국 소비자연맹, 오픈넷 등 국내외 시민사회(12개) 등 다양한 국제‧사회적 주체가 협력해 의견을 더한다.
AI 혁신기술 체험 공간, 각종 한국 문화행사 마련
개인정보위는 국내외 우수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운영한다.
해당 공간에는 삼성전자 녹스 볼트 플랫폼, LG유플러스 익시오, 구글 AI 아스트라 프로젝트, 토스 페이스페이, 룰루메딕 해외 연동형 의료 마이데이터 플랫폼, 메디에이지 생체나이 서비스, 딥브레인에이아이 AI 딥페이크 식별, 플리토 1대1 실시간 통역 솔루션 등 8개 기업의 기술을 체험할 수 있다.
한국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서 한국을 방문한 총회 참석자를 위한 문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K-푸드, K-스포츠, K-뷰티 투어와 함께 인왕산 등반 및 만찬이 준비됐다.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은 모두 신청 당일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회에 대해 고 위원장은 “이번 총회의 핵심 키워드는 ‘AI’로 개인정보위에서도 지난 몇 년 동안 고민을 많이 했던 분야이기에 행사 프로그램에 녹아들어 있다”며 “또 한국 개인정보위가 출범 후 5년 동안 어떻게 성장을 해왔는지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경험은 현재 개인정보 기관과 법을 만드는 국가, 사실 아시아 지역에 많이 분포돼 있어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정보 뿐만 아니라 한국의 K-컬쳐를 충분히 누리고 갈 수 있도록 행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번 GPA 총회의 경우 아시아에서는 2017년 홍콩에 이어 2번째로 개최되는 것으로 국가 단위로는 처음 열리는 행사다. 개인정보위는 2023년 4월 GPA 총회 개최 제안서를 제출했고 집행위원회 검토를 거쳐 회원국 만장일치로 한국 개인정보위가 개최기관으로 최종 결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