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부패치 하나로 등산, 달리기, 사이클링, 웨이트 등 운동을 할 때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정밀 분석하는 시대가 열렸다.
땀에 포함된 전해질, 대사산물, 단백질, 호르몬은 다양한 생화학정보를 담고 있다.
이를 비침습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존 웨어러블 센서 연구는 특정 분자만 인식하는 효소나 항체에 의존하는 한계가 있다.
특히 땀처럼 조성이 복잡한 체액을 정밀하게 다중분석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표면증강 라만산란(SERS) 분석’ 기반 비표지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SERS는 다양한 생체 분자의 신호를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피 대신 땀으로 검진 ‘스마트 패치’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 연구팀이 땀에 포함된 다양한 대사산물을 동시 실시간 분석할 수 있는 웨어러블 센서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운동, 식이, 스트레스 등 생리학 변화를 비표지로 추적할 수 있어 바이오마커 발굴 분야에 핵심 기술로 활용될 전망이다.
아울러 웨어러블 플랫폼과 결합하면 지속적이고 비침습적인 생체 모니터링으로 차세대 헬스케어 및 디지털 바이오마커 발굴의 중요한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웨어러블 센서는 피부 부착하는 얇고 유연한 성질로, 땀을 모으고 미세한 통로, 빛을 이용해 땀 속 성분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초미세 나노플라즈모닉 구조가 탑재함으로써 한 번에 땀 속 여러 대사성분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다.

나노프라즈모닉 구조는 나노크기 금속 패턴이 빛과 상호작용해 땀 속 분자의 존재나 농도 변화를 고감도로 감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빛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조작해 분자 성질을 읽어내는 나노광학 기술과 머리카락보다 가는 채널에서 땀을 정밀 제어하는 미세 유체기술을 접목했다.
이는 땀 패치에 시간 순서대로 땀을 채집할 수 있는 미세유체 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다양한 대사물질의 체내 변화를 쉽게 측정할 수 있다.
패치 내부에는 최대 17개의 챔버를 두고 운동 중 분비되는 땀이 순차적으로 각 챔버에 채워지는 미세유체 구조를 설계했다.
실제 이를 사람에게 적용해 운동 중 나오는 땀 속에서 시간이 지나며 달라지는 성분 변화를 연속적으로 추적했다.
기존 기술은 이를 통해 두 가지 정도 성분만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요산, 젖산, 티로신 등 대사·운동·질환 관련 중요 바이오마커 세 가지 대사물질이 운동과 식단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세계 최초로 정량 분석했다.
이에 따라 마라톤, 웨이트 등 운동 중 발생하는 지구력과 근육량 변화를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치변화를 통해 통풍·간기능·신장질환 등 잠재적 위험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연구팀은 인공지능(AI) 분석 기법으로 땀 속 혼합 성분 가운데 원하는 대사산물 신호를 정확하게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땀의 복잡한 조성으로 발생하는 신호간섭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기계학습 기반 정량화 모델을 개발했다.
오토인코더와 로지스틱 회귀를 결합한 모델로 다양한 배경 분자의 영향을 고려해 1476개의 SERS 스펙트럼을 학습시켰고, 그 결과 생체농도 범위 내에서 요산, 젖산, 티로신의 정확한 정량화가 가능함을 입증했다.
정 교수는 “전유연성 나노플라즈모닉 미세유체 패치를 기반으로 땀 속 다양한 대사산물을 비표지 방식으로 정밀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기존 표지기반 센서의 한계를 극복해 복잡한 땀 조성 환경에서 다중·정량분석이 가능해져 개인 맞춤형 건강모니터링과 조기 질환 진단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전재훈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지난달 27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논문명: All-Flexible Chronoepifluidic Nanoplasmonic Patch for Label-Free Metabolite Profiling in Sweat ※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5-635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