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지난 4년 6개월간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화 확산으로 은행들이 오프라인 점포와 ATM을 줄이면서 고령층과 농촌 주민들의 불편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3만3707개였던 ATM은 올해 7월 말 2만5987개로 7720개(22.9%)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울산에서 28.4% 줄어 감소율이 가장 컸다. 이어 △경북(27.3%) △경남(27.1%) △부산(26.7%) △대구(25.4%) △충북(24.2%) △서울(23.9%) 순이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의 ATM이 2020년 5785개에서 올해 7월 말 4202개로 1583개(27.4%) 줄어들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이어서 △우리은행(24.8%) △NH농협은행(23.6%) △신한은행(23.6%) △하나은행(6.3%) 순이었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과 은행연합회는 고령층 등의 금융 접근성 개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전통 지역시장에 공동 ATM을 설치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설치된 공동 ATM은 강원도 삼척중앙시장, 경북 청도시장, 전북 부안상설시장, 충남 태안시장 등 4개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금융 접근성을 높일 목적으로 은행권 공동 ATM 운영경비를 사회공헌활동비용으로 인정했다. 또 관공서·주민편의시설·대형마트까지 공공 ATM을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현재까지 눈에 띄는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추경호 의원은 “은행 지점 및 ATM의 축소로 금융 소외 문제가 지역과 계층별로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현금 사용 비중이 높은 고령층과 농촌 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공동 ATM 운영 확대, 편의점·공공시설 내 설치 지원, 비대면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대체 서비스 마련 등 제도와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