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만에 신약 후보물질 발굴”…제약사들, AI 활용해 개발 박차

“2개월만에 신약 후보물질 발굴”…제약사들, AI 활용해 개발 박차

기사승인 2025-09-25 06:00:16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AI)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24일 한국바이오협회 ‘신약 개발에서의 AI 활용’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드마켓츠는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시장 규모가 2024년 18억6000만달러(약 2조7382억원)에서 연평균 29.9% 성장해 2029년 68억9000만달러(약 10조142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AI는 항체의 유전자 서열, 임상 결과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해 신약 후보물질을 분석하는 데 활용된다. 약물 표적을 식별하고 새로운 화합물의 효능을 예측할 수 있어 신약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전통적인 방식의 신약 개발에는 평균 10~15년이 걸리는 데다 2조원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 신약 개발에 AI를 활용할 경우, 시간과 비용을 최대 50%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BCG의 조사 결과, AI로 발굴한 후보 물질 67개 중 24개가 임상 1상에 돌입해 21건(87.5%)이 성공적인 임상 결과를 보였다. 최근 10년간 미국에서 진행된 임상 1상의 평균 성공률이 50% 안팎임을 고려하면, AI 활용이 임상 성공률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도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미약품은 자체 보유한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인 ‘HARP’를 통해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체중 감량과 함께 근육량 증가를 동시에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인 비만 신약 후보물질 ‘HM17321’도 HARP를 통해 발굴했다. 약 1년여 만에 도출해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HM17321는 CRF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UCN 2 유사체로, 체중 감량과 동시에 근육량 증가를 유도한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등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을 비롯한 인크레틴 수용체를 타깃하는 기존 비만치료제와는 다른 기전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자사 AI 신약 개발 플랫폼 DAISY를 공개했다. 화합물 빅데이터(DAVID), AI 기반 가상 스크리닝(AIVS) 및 약물성 예측(ADMET)을 통합한 시스템이다. 전임상 실험을 진행하지 않아도 성공 가능성에 대한 사전 평가가 가능한 이점이 있다. 유의미한 성과도 이미 확보했다. 단 2개월만에 비만과 당뇨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자체 AI 시스템으로 두 가지 표적 단백질에 동시에 작용하는 활성물질을 발굴하고 최적화 단계에 돌입시켰다고 밝혔다. AI 시스템을 활용해 암세포 억제 효능을 보이는 활성물질을 발굴하고, 최적화를 통해 특허까지 가능한 ‘선도물질’을 확보하는 데에도 6개월이 소요됐다. 기존 방식으로 진행했을 경우 최소 1~2개월 걸렸을 것으로 대웅제약 측은 예상했다. 

JW중외제약도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8월 AI 기반 신약 연구개발(R&D) 통합 플랫폼인 ‘제이웨이브(JWave)’를 가동했다. 제이웨이브는 기존에 운영하던 빅데이터 기반 약물 탐색 시스템 ‘주얼리’와 ‘클로버’를 통합해, AI 모델 적용 범위를 확장한 플랫폼이다. 질병 유발 단백질에 작용하는 유효 약물을 탐색하고, 선도물질 최적화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AI를 활용하면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신약 개발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발굴한 후보물질이 임상에 진입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AI 기술을 활용한 신약 상용화까진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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