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보, 캐롯 품고 자동차보험 ‘빅5’ 진입

한화손보, 캐롯 품고 자동차보험 ‘빅5’ 진입

기사승인 2025-10-01 18:06:33
한화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이 1일 캐롯손보를 합병하며 ‘하이브리드 손해보험사’로 새롭게 출범했다. 디지털 채널 경쟁력이 높아진 한화손보는 이를 토대로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에서 성장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향후 5년 내 점유율을 두 자릿수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업계 첫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보는 2019년 한화손보,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이 투자해 설립됐다. 인터넷으로만 보험을 파는 조건으로 설립 허가를 받았다. 출범 직후, 실제 운행한 거리만큼만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PER MILE) 자동차보험’을 비롯해 영상인식 기술을 적용한 휴대폰 액정보험, 스마트ON 보험 등 ‘국내 최초’ 타이틀을 단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저렴한 보험료로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흑자 전환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단기성 자동차보험과 소액보험 위주로는 수익 구조를 만들기 어려웠다. 사고 발생 시 전국 단위 인프라 구축이 부족해 현장 대응 속도가 대형사보다 떨어진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매년 수백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했고, 누적 적자는 3500억원에 달했다. 세 차례 유상증자를 받았지만, 올해 2분기 지급여력비율(K-ICS)은 67.08%에 그쳤고, 결국 합병으로 귀결됐다.

업계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한화손보의 자동차보험 부문 성장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캐롯의 디지털 역량과 한화손보의 사고 대응 능력이 결합되면서 소비자에게 한층 경쟁력 있는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손보는 캐롯과의 합병으로 합산 매출 1조1000억원을 기록, 메리츠화재를 제치고 자동차보험 업계 5위로 올라섰다. 올 상반기 시장점유율도 한화손보 3.39%, 캐롯손보 2.16%로 합산 5.55%에 달해 메리츠화재(3.79%)를 앞섰다.

한화손보는 2030년까지 자동차보험 매출 2조원, 시장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규모의 경제’와 ‘효율성 극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포부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새롭게 출발하는 한화손보는 자동차보험 시장에서는 톱티어(Top-tier) 수준이 된다”며 “규모의 경제 실현과 운영 효율성 극대화를 통한 손익 개선을 이루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가속 전망…여성보험 경쟁력 강화

이번 합병으로 한화손보의 판매망은 한층 넓어졌다. 캐롯 출범 당시 분리됐던 자동차·일반보험 CM 채널을 다시 흡수하면서 TM·대면영업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 것이다. 특히 캐롯의 모바일 앱 가입자 100만명, 월간활성이용자(MAU) 45만명을 기반으로 디지털 채널 경쟁력도 강화됐다. 한화손보는 CM 채널을 활용해 매출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보험뿐만 아니라 장기보험 부문에서도 전략은 동일하다. 주력 상품인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을 중심으로 장기보험 상품을 온라인 채널로 확장하고, 캐롯의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역량과 젊은 고객 데이터를 결합해 CM·TM이 어우러진 ‘하이브리드형 사업모델’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CM·TM 영업을 전담하는 ‘전략영업부문’도 신설했다.

기존 강점을 지닌 여성보험 분야 입지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은 출시 8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으며, 금융당국으로부터 ‘상생·협력 금융신상품’으로 두 차례 선정됐다. ‘유방암 예후예측검사비 특약’을 통해 배타적 사용권도 확보했다. 업계 최초로 여성 전문 연구조직인 ‘LIFEPLUS 팸테크연구소’도 운영하며 건강·여가 등 여성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고 있다.키움증권은 “여성보험 강화 등 전략적 선택이 신계약 계약서비스마진(CSM) 증가율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양사의 강점을 결합한 혁신 모델을 통해 고객에게는 최적의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회사는 지속 성장의 동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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