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3년 연속 대규모 무기 전시회를 열고 핵·미사일 전력을 과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행사 연설에서 “한국 영토가 결코 안전한 곳이 될 수 있겠는가”라며 대남 위협 메시지를 내놨다.
조선중앙통신은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가 4일 평양에서 개막했다”고 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개막 연설에서 “적들은 자기의 안보환경이 어느 방향으로 접근해 가고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한국 영토가 안전한 곳으로 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은 그들 스스로 판단할 몫”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미한 핵동맹의 급진적인 진화와 이른바 핵작전 지침에 따른 훈련들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한국 지역의 미군 무력 증강과 정비례해 우리의 전략적 관심 표적도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군사적 자산을 계속 확대한다면 새로운 위협을 제거하고 힘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군사 기술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한국 영토’ 발언이 사실상 한국 내 미군기지 등을 직접 겨냥한 위협이라고 해석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군사 전략에 동참하지 말라는 경고와 동시에 이재명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KN-23 개량형 ‘화성-11마’를 비롯해 초음속 순항미사일, 대잠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19형 등 주요 전략무기가 총출동했다. 핵 억제력을 기반으로 한 북한의 ‘현대화된 군사력 구조’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임 교수는 “김정은의 강경한 메시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래 본능을 자극해 북미 대화 재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은 2023년부터 ‘국방발전’이란 이름의 무장장비전시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2021년엔 ‘자위-2021’ 전람회를 통해 핵·미사일 능력을 선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