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이나 약국에서 관리하는 의료용 마약류의 사고와 도난·분실이 최근 5년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의료용 마약류 관련 사고는 총 3881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2934건) 대비 32% 늘었다. 사고 발생 장소 역시 2020년 1164곳에서 2024년 1505곳으로 29% 증가했다.
사고 발생 장소는 병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2024년 기준 전체 사고 3881건 중 2718건(70%)이 병원에서 발생했다. 특히 의약품 유통 단계에서 사고가 크게 늘었다. 도매업체에서 발생한 사고는 2020년 153건에서 2024년 265건으로 73% 급증했다. 같은 기간 약국 사고 건수도 88건에서 149건으로 약 69% 증가했다.
도난과 분실로 사라지는 마약류의 양도 상당했다. 2020년부터 2024년간 총 291건의 도난·분실 사건이 발생했고, 사라진 의료용 마약류는 5만6718개에 달했다. 2024년 가장 많이 도난·분실된 성분은 불안장애나 불면증 치료에 쓰이는 ‘디아제팜’(3406개)으로 나타났다. 이어 불안장애 치료제인 ‘알프라졸람’(2201개)과 ‘로라제팜’(2164개), 수면유도제 ‘졸피뎀’(1073개)이 그 뒤를 이었다.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도 468개가 도난·분실된 것으로 조사됐다.
백종헌 의원은 “마약류 재고 관리와 보관, 운송 단계에서의 관리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의료용 마약류 사고와 도난을 예방하기 위해 전 과정의 관리 체계 강화, 취급자 교육 확대, 그리고 신속한 사고 대응 체계 구축 등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