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한 가자지구 평화 합의가 2년 전쟁의 종식을 향한 첫 발로 평가받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향후 합의가 지속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0일 새벽(현지시간) 각료회의에서 인질 전원 석방을 위한 합의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미국이 제안한 ‘가자 평화 구상’의 1단계로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맞교환 △가자 일부 지역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 △인도적 지원 확대 등이 핵심 내용이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과 중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는 백악관 회의에서 “우리는 중동에서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돌파구를 마련했다”며 “가자 전쟁을 끝내고 지속적인 평화를 이루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등이 직접 협상에 관여해 교착 상태를 풀었다고 알려졌다. 특히 협상을 1단계(휴전·인질 석방·부분 철군)와 2단계(장기 평화 체제)로 구분해 진행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은 24시간 내 일부 병력을 철수하고, 하마스는 72시간 안에 생존 인질 20명과 사망 인질 28명의 시신을 송환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대가로 팔레스타인 수감자 수백 명을 석방한다. 또 가자지구로의 인도적 지원이 대폭 확대돼 주민들에게 식량과 의약품이 공급될 예정이다.
“공습 중단은 120% 환영…핵심은 미국의 지속적 압박”
중동전문가인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매일같이 사람이 죽어가던 상황을 멈춘 것은 120% 환영해야 할 일”이라며 “다만 지속 가능한 평화가 되려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계속 압박하고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측 모두 전쟁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구조라 미국이 손을 놓으면 언제든 충돌이 재개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와 관리 능력이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2·3단계 평화 정착되면 노벨상도 가능”
인 교수는 이어 “이번이 1단계 합의지만, 2단계와 3단계까지 이어져 극적인 평화 전환이 이뤄진다면 노벨평화상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아브라함 협정을 성사시켰듯 중동에서 적지 않은 외교적 성과를 내왔다”며 “이번 합의가 완결되면 명분상으로도 자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본인이 오바마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나는 진짜 일을 했다’고 말하는 모습은 다소 우습겠지만, 성과만 놓고 보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늦었지만…내년 수상 가능성에 무게”
실제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 가능성을 낮게 봤다. 대신 내년 혹은 2026년 수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뉴스위크(Newsweek)와 AP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중동 평화 중재 성과가 2025년 후보 추천 마감일(1월31일) 이후에 나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 자격은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웨덴 웁살라대학의 국제문제 전문가 페테르 발렌스텐 교수 역시 AFP통신에 “가자 위기를 둘러싼 먼지가 가라앉을 2026년에는 (수상이) 아마도 가능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