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추워질수록 발병 위험 높아지는 ‘안면신경마비’ [건강 나침반]

날씨 추워질수록 발병 위험 높아지는 ‘안면신경마비’ [건강 나침반]

이마 주름 잡아보거나 눈 감아보면, 안면신경 상태 체크할 수 있다
글·오성일 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기사승인 2025-10-22 07:32:03

최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면역력 저하와 잦은 혈관 수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평소와 달리 한쪽 얼굴이 뻣뻣해지거나 눈이 잘 감기지 않고 입이 삐뚤어지는 ‘안면신경마비’가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발병 원인에 따라 마비 부위와 정도 달라

안면신경은 표정을 짓거나 입을 벌리고 눈을 깜빡이는 행위 등에 관여하며 눈물샘과 침샘을 조절하고 미각기능에 영향을 주는 등 삶의 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안면신경마비는 한쪽 얼굴 혹은 아래쪽 얼굴이 마비되는 질환으로 크게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구분한다. 약 6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며, 겨울철뿐만 아니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도 쉽게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흔한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안면 신경 자체의 염증, 부종, 바이러스 감염, 혈류장애 등과 같은 문제로 발병한다. 한쪽 얼굴 전체가 마비되어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 없고 입이 돌아가고 눈이 잘 감기지 않는 특징이 있다. 반면, 중추성 안면신경마비는 뇌졸중, 뇌종양 등 뇌 속의 이상에 의해 발생한다. 주로 아래 쪽 얼굴에 마비가 생기며, 이마 주름은 유지되지만 복시, 걸음걸이 이상 등 다른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동반된다.

증상에 기반한 전문 의료진의 신경학적 검사만으로 진단 가능하지만, 환자가 고령이거나 얼굴마비가 양쪽에 발생했다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이 필요할 수 있다. 증상 발현 후 2주 후에 근전도검사를 진행하면 안면신경의 손상정도를 알 수 있어 예후 판단에 도움된다.

조기 치료 시 80~90% 회복 기대할 수 있어

안면신경마비의 대표적인 원인에는 △대상포진 바이러스(람세이-헌트증후군) △뇌졸중, 뇌종양 등에 의한 뇌신경 질환 △외상으로 인한 머리뼈 골절 △급성·만성 중이염의 합병증 등이 있다.

안면마비 증상이 나타나지만, 검사를 받아도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벨마비(Bell's palsy)를 의심해봐야 한다. 벨 마비는 갑자기 발병하는 특징이 있으며, 대표적인 치료법에는 스테로이드와 항바이러스제를 포함한 약물 투여와 전기자극요법, 안면운동치료 등의 물리치료가 있다.

벨마비를 포함해 대다수의 안면신경마비는 발병 후 즉시 혹은 수일 이내에 조기 약물투여와 물리치료를 시행한다면 약 80~90% 이상은 발병 전 상태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드물긴 하지만, 안면신경마비의 후유증은 수개월에서 수년 이상으로까지 이어져 대인기피증, 우울증 등 심리적 위축과 삶의 질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신속한 진단과 정확한 치료를 통해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임을 잊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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