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정부 보은성 특혜 의혹에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표창 논란을 두고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나왔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회장을 향해 “적십자사가 올해 6월14일 이만희 총회장에게 ‘헌혈 유공 표창장’을 수여했다”며 “지금도 신천지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대한적십자사 회장 표창’을 홍보하며 이미지 세탁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020년 신천지는 정부의 방역 수칙을 어기고 대면 예배를 강행해 코로나19 초기 대유행을 촉발시켰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 회장은 신도 명단과 집회 장소를 축소 보고해 방역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김 회장은 “몰랐다”고 답했으나, 서 의원은 “적십자사가 공적조서를 대신 써주기까지 하면서 상을 줬다. 이래도 신천지하고 아무 관계가 없나. 적십자사가 신천지 홍보대행사인가”라며 “신천지는 거짓 포교, 가정 파괴, 인권 침해 등 수많은 피해자를 낳은 반사회적 이단 집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 포상 지침에는 형사처분을 받은 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는 추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적십자사가 표창을 준 것은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50억원대 교회 자금 횡령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서 의원은 “헌혈만 많이 하면 흉악범이나 범죄 집단에게도 표창을 줘도 되느냐”면서 “인도주의 가치에 기반한 적십자사가 반사회적 단체를 포상한 것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행위다.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 회장은 서 의원의 “윤석열 정권 하에서 적십자사가 신천지의 이미지 세탁을 도와준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저는 기독교 신자다. 신천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다.
적십자사의 신천지 표창 사실을 알고도 우려 제기에만 그친 보건복지부에도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다. 서 의원은 “6월14일이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일이 된 시점이다. 적십자사 명예회장인 대통령도 모르게 상을 준 건가”라며 복지부에 적십자사와 신천지의 관계를 철저히 감사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복지부 담당 국장은 “내부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김 회장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찬·반 여부 질의에 “이념적”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김 회장은 백혜련 민주당 의원의 “계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대한적십자뿐만 아니라 세계 적십자는 이념에 대해 중립 돼 있기 때문에 그 얘기를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백 의원은 “계엄에 동의한다, 반대한다만 얘기해 달라. 그건 얘기할 수 있지 않느냐”며 답변을 재차 요구했지만, 김 회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박주민 복지위원장도 “헌법재판소는 ‘12·3 계엄이 법률과 헌법에 심대하게 침해했다고 판단했고 특히 국민주권주의를 심대하게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지만, 김 회장은 박 위원장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박 위원장은 “국가의 공공기관의 장이 헌재 결정에 대해서도 한마디 말을 못 하면 어떻게 그 책임을 다할 수 있을지 매우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