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 신드롬’ 한계 넘을까…달바글로벌, 성장 모델 시험대에

‘미스트 신드롬’ 한계 넘을까…달바글로벌, 성장 모델 시험대에

폭발적 성장 이끈 미스트 중심 구조, 카테고리 포화로 한계 직면
광고·마케팅 비용 확대 속 일본 둔화·북미 성장…시장별 온도차 뚜렷
업계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글로벌 유통 확장이 향후 경쟁력 좌우할 것”

기사승인 2025-10-24 06:00:07
달바글로벌 제공

지난 5월 코스피에 상장하며 ‘K-뷰티 성장주’로 주목받았던 달바글로벌(달바)의 성장세가 하반기 들어 주춤하고 있다. 2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돈 데 이어 3분기 역시 증권가 전망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브랜드 중심의 성장 구조가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는 달바글로벌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달바의 3분기 매출액을 1186억원, 영업이익을 196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1%, 40% 증가한 수치지만 시장 컨센서스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봤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매출 1221억원, 영업이익 236억원(영업이익률 19.3%)을 예상하며 “공격적 마케팅 집행과 단일 품목 중심의 매출 구조가 수익성 둔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달바는 ‘화이트 트러플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미스트’로 국내외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며 ‘미스트형 세럼’ 카테고리를 개척한 브랜드다. 그러나 주력 제품군이 미스트·썬크림·캡슐크림 등 일부 품목에 집중돼 있어 성장 국면이 카테고리 포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제품 ‘비타토닝 캡슐크림’이 올리브영 내 상위권에 진입하며 판매가 확대되고 있지만, 매출 비중이 여전히 미스트에 집중돼 있다”며 “라인 확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브랜드 차별성의 약화도 과제로 꼽힌다. 달바는 프리미엄 원료 ‘화이트 트러플’을 앞세워 고가 세럼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지만, 유사 콘셉트의 브랜드 진입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화됐다. 시장에서는 미스트 카테고리의 한계가 뚜렷해지는 만큼, 브랜드가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차별 포인트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광고·마케팅 비용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달바글로벌은 하반기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대규모 프로모션을 앞두고 광고선전비가 매출 대비 22.5%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격적 마케팅이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낮췄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는 긍정적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마케팅 강화는 신규 해외 시장 공략과 맞물린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 지역별로는 일본과 국내 시장이 주춤한 반면, 북미와 아세안 등 신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3분기 일본 매출은 232억원(–10% QoQ)으로 감소했지만 러시아와 아세안은 각각 35%, 12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달바는 9월 미국 코스트코(초도 물량 29억원), 얼타뷰티(19억원)와 납품 계약을 체결해 현지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보했으며, 틱톡숍과 아마존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은 현재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 21위를 기록 중이다. 달바는 내년에도 제품 다각화와 지역별 맞춤 라인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박 연구원은 “달바가 단일 히트 제품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크림·앰플·디바이스 등 다층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장의 관건”이라며 “북미·아세안 등 해외 채널에서의 확장이 매출 성장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을 달바를 비롯한 K-뷰티 브랜드들이 단일 제품 중심 성장에서 구조 다변화로 옮겨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달바는 ‘세럼 미스트 신드롬’을 통해 단기간 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린 대표적인 K-뷰티 성공 사례지만, 시장 내 경쟁 구도가 급격히 세분화되면서 단일 제품 주도의 성장 모델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K-뷰티 산업은 제품력보다 브랜드 세계관·스토리텔링·유통 채널 전략이 경쟁력을 결정짓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며 “달바 역시 미스트 중심의 단일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글로벌 소비자 기반을 확장할 수 있는 다층적 브랜드 구조와 SKU 전략을 정교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업계는 달바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또 다른 뷰티업계 관계자는 “올해와 내년 달바글로벌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시장 확대와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본격화되면 실적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K-뷰티 기업 전반이 수출 회복세와 글로벌 채널 확장을 중심으로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달바 역시 이 흐름 속에서 중장기적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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