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가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38조 달러(약 5경 4500조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정부 기능 일부가 중단되는 이른바 ‘셧다운’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두 달 만에 부채가 1조 달러 불어났다.
23일 미 재무부에 따르면 21일 기준 미 연방정부의 총 부채는 총 38조198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8월 37조 달러를 돌파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부채가 1조 달러(약 1400조원)가 늘어난 것이다. AP통신은 “이번 부채 증가 속도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미국 역사상 가장 빠르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세입보다 지출이 많은 재정 적자 구조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01년 이후 매년 재정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경기 부양책으로 인해 적자 폭이 더욱 커졌다. 미국 상원 합동경제위원회(JEC)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부채는 지난 1년간 1초당 7만1253.9달러씩 증가하고 있다.
국가 부채 증가 원인으로는 사회보장제도와 의료보험(메디케어), 국방비 등 지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점이 꼽힌다. 장기간 고금리로 이자 부담까지 급증하며 연간 이자 지출만 1조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 연방정부의 ‘셧다운’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피터 G. 피터슨 재단의 마이클 피터슨 최고경영자(CEO)는 “정부 셧다운 기간 부채가 38조 달러에 달한 것은 국회의원들이 그들의 기본적인 재정활동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는 우려스러운 징후”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빠른 부채 증가가 미국인들의 실질 경제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재무부에서 근무했던 켄트 스메터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AP통신에 “정부 부채가 장기적으로 늘어나면 결국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이는 국민의 구매력을 갉아먹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