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MASH 치료제 FDA 승인…‘마운자로’와 경쟁구도 확대

‘위고비’ MASH 치료제 FDA 승인…‘마운자로’와 경쟁구도 확대

저칼로리 식이와 신체 활동 증가 병행 사용
62.9% ‘지방간염 악화 없이 간 섬유화 개선’
“간경변 진행 억제, 간암 위험 완화 가능성”

기사승인 2025-08-18 15:33:46
쿠키뉴스 자료사진.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비만·당뇨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2.4㎎)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이번 치료 영역 확대로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비만약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간 경쟁 구도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FDA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위고비 적응증에 MASH를 추가했다. 위고비는 미국에서 비만, 과체중, 심혈관 질환 치료제로 승인돼 있는데 치료 범위가 추가된 것이다. 이번 승인으로 위고비는 중등도에서 진행성 간 섬유증(F2~F3기)을 가진 성인 환자의 비간경변성 MASH 치료에 저칼로리 식이와 신체 활동 증가를 병행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MASH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돼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비만, 당뇨병, 높은 LDL(저밀도) 콜레스테롤 등이 MASH 발생 위험을 높이며, 이는 간경변, 간 기능 저하,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에서만 약 2200만명이 MASH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속 승인의 기반이 된 ‘ESSENCE’ 3상 임상시험 1단계 연구 결과, 치료 72주차에 위고비로 치료받은 환자의 36.8%는 지방간염 악화 없이 간 섬유화 개선을 보인 반면 위약 투여군에선 22.4%였다. 또 위고비로 치료받은 환자의 62.9%는 지방간염 악화 없이 간 섬유화 개선을 보인 반면 위약 투여군에선 이 비율이 34.3%였다. 2단계 결과는 오는 2029년 공개될 예정이다.

마틴 홀스트 랑게 노보노디스크 수석 부사장 겸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위고비는 MASH에 승인된 첫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치료제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했다”며 “이번 승인을 통해 단순히 질환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을 넘어 간 손상의 회복까지 돕는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MASH는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질환 특성으로 인해 수년간 신약 개발에 실패해왔다. MASH는 비만, 당뇨 같은 대사질환과 복잡하게 얽혀있어 명확한 표적을 설정하기 어렵고, 발병 기전이 완전히 규명되지 않은 탓에 임상시험 설계도 까다롭다. 현재까지 FDA 승인을 받은 MASH 치료제는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레즈디프라’(레스메티롬)가 유일하다.

이번 승인으로 위고비는 FDA에서 MASH 치료제로 승인받은 두 번째 치료제가 됐다. 업계는 FDA의 이번 승인이 MASH 치료 환경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ESSENCE 임상시험은 위고비가 단순히 체중만 줄여주는 약이 아니라, 간 조직 생검을 통해 간의 조직학적 개선까지 입증했다는 최초의 대규모 데이터”라며 “특히 간 섬유화 개선 신호는 향후 간경변 진행 억제, 간암 위험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치료적 의미도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고비가 비만, 심혈관 위험(MACE) 감소, 간질환까지 적응증을 확대해나가는 동시에 대사질환 통합 플랫폼으로서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입지를 보여주는 데이터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운자로는 작년 MASH 관련 2상 데이터를 발표했으나 3상 임상시험 현황은 업데이트 되지 않고 있다. 비만 환자 대상 심혈관 효과 발표는 오는 2027년으로 예정돼 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심혈관 보호 효과에 대한 미국 내 리얼월드 연구는 유럽심장학회(ESC 2025)에서 노보노디스크 주도 연구로 발표될 예정이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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