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종양유전자 조절 스위치' 세계 최초 발견

[쿠키과학] '종양유전자 조절 스위치' 세계 최초 발견

4중나선구조 매듭, 종양유전자 켜고 끄는 스위치 역할
맞춤형 항암 치료전략 제시 기대

기사승인 2025-09-01 17:59:28
구아닌사중나선매듭에 의한 종양유전자 BCL3의 발현조절 기전. 1)DNA G4매듭 형성: 종양유전자 BCL3의 프로모터에 존재하는 전사인자(SP1) 결합자리에 DNA G4매듭구조가 형성됨. 2)전사응축체형성: DNA G4에 결합한 SP1이 여러 가지 전사인자를 끌고 와서 전사응축체가 형성됨. 3)전사응축체 활성화: 전사응축체 내로 전사중합효소가 들어와 전사응축체가 활성화되면 중양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하게 되어 BCL3의 mRNA가 많이 만들어짐. 4)전사응축체 비활성화: BCL3의 mRNA에 G4 매듭구조가 형성이 되어 SP1과 결합할 수 있게 되면 전사응축체 내에 있던 SP1을 응축체 밖으로 끌고 나와서 응축체 내의 SP1농도 감소와 응축체의 비활성화를 유도함. 이러한 결과로 종양유전자 발현이 감소하게 됨. 한국연구재단

최근 종양유전자 발현 자체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접근법이 기존 화학요법·면역요법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암 치료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BCL3는 유방암, 대장암, 림프종 등 다양한 암종에서 과발현해 암세포의 성장과 생존, 전이를 촉진하는 대표적 종양유전자다.

종양유전자의 발현은 유전자 프로모터의 DNA 서열과 전사인자, 단백질·핵산 복합체인 전사응축체에 의해 조절된다.

유전자 프로모터는 유전자가 언제 어디서 어느 정도 발현할 지를 결정하는 염기서열이며, 전사인자는 DNA를 청사진삼아 유전정보를 읽고 RNA 중합효소와 결합해 전사를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또 전사응축체는 세포핵 내에서 활발하게 유전자 전사가 일어나는 부위에 액체상 분리과정에 의해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액체상태의 단백질-RNA 복합체로, 특정 위치에 모여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

종양유전자 조절 스위치 발견

한국연구재단은 성균관대 김경규 교수팀이 DNA와 RNA의 구아닌 4중나선(G4) 매듭구조가 종양유전자 BCL3 발현을 서로 반대 방향으로 조절하는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G4 구조는 DNA 염기 중 구아닌이 연이어 있는 영역에 형성된 것으로, 유전자 발현 조절 등 다양한 생체 기능에 관여한다.

현재 DNA G4 매듭구조가 전사인자와 결합해 전사응축체 형성에 기여하고, 종양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는 사실이 일부 보고됐지만, RNA G4에 따른 조절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종양유전자 BCL3 발현이 DNA G4뿐 아니라 RNA G4에 의해서도 조절되는 새로운 종양유전자 발현조절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연구결과 DNA와 RNA의 G4 매듭은 종양유전자 BCL3 발현에 필수적인 전사응축체의 형성을 촉진 또는 억제하는 스위치로 작동하는 기전을 확인했다. 

DNA G4 매듭은 유전자 프로모터에 결합해 유전자 전사를 촉진하는 단백질 ‘SP1’과 결합해 전사응축체를 형성, BCL3 발현을 촉진하는 스위치로 작동했다. 

반면 전사활성으로 합성되는 mRNA 내에 형성된 RNA G4 매듭은 SP1을 전사응축체 밖으로 끌어내 해체함으로써 전사 억제를 유도하는 스위치로 역할을 했다.

또 연구팀은 DNA·RNA G4 매듭에 결합하는 약물 실험을 통해 BCL3 발현이 증가하거나 감소함을 확인하고, 종양유전자 발현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는 환자별 DNA·RNA G4 매듭을 표적으로 종양유전자 발현을 정밀 제어하는 맞춤형 항암 치료전략 마련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자별로 DNA·RNA G4 구조 형성 패턴을 분석해 개인맞춤형 발현 조절 치료설계를 가능케 할 것”이라며 “이번에 제시한 이중조절축 모델은 BCL3뿐 아니라 다른 종양유전자, 염증성 질환, 신경질환 등으로 확대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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