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씨앗 강경고…존사애제로 인성교육 꽃피워

'스승의 날' 씨앗 강경고…존사애제로 인성교육 꽃피워

[빛깔있는 우리학교 인성교육] (4) 강경고등학교

기사승인 2025-09-23 10:37:39
충남교육청은 올해 인성교육 문화 확산을 우수사례 발굴과 홍보를 통해 학교, 가정,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건강한 교육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충남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는 학생들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기르기 위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하는 자율성을 키우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울러 교과 수업, 창의적 체험활동, 가정 및 지역사회와 연계해 전인적인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빛깔 있는 우리학교 인성교육' 이끎학교를 중심으로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한 실천중심 인성교육, 마을과 함께하는 인성교육, 교사 동아리 운영 사례를 10차례에 걸쳐 공유한다. (편집자 주)

1958년의 작은 씨앗, 전국으로 퍼진 스승 존중 정신

스승의 날 뿌리인 강경고등학교에서의 스승의 날 등교맞이.

1958년 충남 논산 강경고등학교 청소년적십자(JRC) 단원들이 병환 중이던 은사에게 꽃을 달아드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 작은 움직임은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오늘날의 스승의 날로 이어졌다.

당시 학생들은 ‘존사애제(尊師愛弟, 스승을 존경하고 제자를 사랑함)’라는 가치를 몸소 실천했고, 이 정신은 반세기를 훌쩍 넘어선 지금도 강경고 곳곳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스승의 날 등굣길, 존사애제 정신을 다시 불러내다

제44회 스승의 날을 맞은 2025년 5월 15일, 강경고 현관 앞은 이른 아침부터 따뜻한 기운으로 가득 찼다.

강경고등학교 교직원과 논산계룡교육지원청 교육장과 장학사, 학부모 대표, 지역사회 인사들이 함께 서서 등교하는 학생 한 명 한 명을 환한 미소로 맞이하며 떡과 음료수를 나누어 주었고, 학생들은 정성껏 준비한 카네이션을 선생님의 가슴에 달아드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형식보다 진심이 우선된 자리였기에, 작은 떡 한 조각과 카네이션 한 송이는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큰 울림이 되었다.

윤민식 학생회장은 “선생님과 함께 웃으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행복한 학교 문화를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양훈 교육장은 “스승의 날 발원지에서 존사애제 정신을 되새길 수 있어 감격스럽다”며 “교사들이 학생들을 잘 이끌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비가 내리던 아침, 교정은 웃음과 존중의 인사로 가득했고, 이 날의 풍경은 강경고등학교가 이어온 인성교육의 전통과 현재를 연결하는 상징적인 장면이 되었다. 

교육활동 보호주간, 사제동행으로 함께 만드는 학교문화

교육활동 보호주간에 펼쳐진 사제동행 체육대회.

스승의 날을 전후해 운영된 ‘교육활동 보호주간’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다채로운 활동이 이어졌다.

‘내 마음의 참스승 찾기 대회’에서는 학생들이 존경하는 스승을 주제로 시, 산문, 그림, 사진, 영상을 제작해 출품했다. 전교생의 진심 어린 작품은 교사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고, 일부 작품은 갤러리 전시와 아침방송으로 소개되어 교육공동체 모두가 존중과 감사를 다시금 되새겼다.

교내에 마련된 존사애제 갤러리는 학생들이 찍은 사진과 포스터, 시화들로 꾸며져 현관을 오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점심시간 야외무대에서는 밴드부 학생들의 버스킹 무대가 펼쳐졌다. 선생님과 밴드부 학생들이 함께하는 공연은 따뜻한 사제 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교정을 울리는 음악은 학업에 지친 학생들에게 위로가 되었고, 교사들에게는 젊은 시절의 열정을 떠올리게 했다.

마지막으로 열린 ‘사제동행 체육한마당’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한 팀을 이루어 다양한 종목 경기를 치렀다. 함께 달리고 응원하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와 배려가 깊어졌고, 학교는 웃음과 열기로 가득 찼다. 

학생 주도 ‘등교스낵 데이’, 나눔으로 여는 아침

강경고등학교 인성교육은 학생 스스로 만들어가는 활동에서 더욱 빛난다. 1학년 1반 학생들은 “따뜻한 아침 문화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로 ‘등교스낵 데이’를 기획했다.

6월 24일 아침, 학교 현관에서는 교사들과 학생회 회원들이 등교하는 친구들에게 응원과 함께 빵과 음료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1학년 추은총 학생은 “아침에 배가 고팠는데, 응원과 함께 먹을 것을 받으니 큰 힘이 되었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 행사는 6월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과 연계돼 더욱 큰 의미를 지녔으며, 해당 학급은 인성교육 우수 학급으로 선정돼 시상까지 이어졌다. 

전통문화 속에서 배우는 존중과 배려의 정신 찾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돈암서원에서 진행한 예미락 인성교육프로그램.

강경고등학교 학생들은 지역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체험을 통해 전통적 가치와 현대적 인성을 연결하고 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헤리티지 Talk Talk’프로그램에서는 1학년 학생들이 논산의 죽림서원, 임리정, 팔괘정을 탐방하며 ‘사제동행: 선비문화 속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주제로 선비들의 예학과 관계 문화를 배웠다. 고즈넉한 서원 마루에 앉아 해설사의 이야기를 듣는 학생들의 눈빛은 진지했고, 조상들의 삶 속에서 존중과 배려의 정신을 찾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돈암서원에서는 ‘예미락’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학생들은 유생복을 입고, 조선 선비의 하루를 체험하며 예(禮)·미(美)·락(樂)을 중심으로 전통 예절·서예·음악을 배우고 인성을 함양했다. 이렇게 지역의 문화유산을 통한 체험은 단순한 답사가 아니라, ‘존사애제 정신’을 전통문화의 맥락 속에서 새롭게 해석하는 인성교육의 장으로 가능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꿈그린 진로·인성 체험

인근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초청해 진행된 ‘꿈 그린 진로인성 체험 프로그램’.

강경고등학교는 지역사회와의 연계도 활발하다. 8월 22일에는 인근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초청해 ‘꿈 그린 진로인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중학생들은 강경고 교내 시설을 둘러보고, 한음 윈드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관람했다. 강경고등학교의 자율동아리인 한음 윈드 오케스트라 공연은 참가 중학생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고, 강경고의 활기찬 문화예술 교육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체험부스에서는 미니가든 테타리움 만들기, 포토부스 운영, 티셔츠 디자인, 아로마 힐링, 스포츠 게임 등이 운영됐다. 중학생들은 처음 만난 친구들과 협동하며 웃음을 나누었고, “고등학교 생활이 이렇게 흥미로운 줄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경고등학교 학생들은 후배들을 친절히 안내하며 선배로서의 책임과 배려를 실천했다. 이 행사는 지역사회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교육 신뢰도를 높이고, 지역 교육공동체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책 속 한 문장으로 이어진 여름방학 성찰

방학 중에도 인성교육은 멈추지 않았다. 여름방학 동안 ‘나를 울린 한 문장 챌린지’를 운영하며 학생들의 자기 성찰을 도왔다. 학생들은 책 속에서 마음을 울린 문장을 찾아 사진과 함께 기록했고, 이를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선정된 문장은 교내 복도 전시와 아침방송 낭독, 학교 SNS를 통한 릴레이로 확산되었다.

한 학생은 <일억 번째 여름> 속 문장을 선택하며 “내 삶의 의미는 누군가의 소망을 이루어주는데서 충분하다”는 소감을 공유했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한 독후활동에 그치지 않고, 학생 개개인의 내면을 성찰하고 또래 간 정서를 공유하는 깊이 있는 인성교육으로 발전했다.

존사애제 정신, 오늘의 학교문화로 곳곳에 뿌리내려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 및 등교스넥데이.

강경고등학교의 인성교육은 역사·전통·지역·학생 주도라는 네 축을 바탕으로 펼쳐지고 있다. 스승의 날 발원지라는 역사적 상징성을 계승하며, 사제동행 활동·학생 자치 아이디어·전통문화 체험·지역사회 연계, 독서 프로젝트까지 폭넓게 확장된 교육활동은 존중과 배려, 감사와 나눔의 문화를 교내 곳곳에 뿌리내리게 했다.

강경고등학교의 인성교육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다. 1958년 스승 존중 운동에서 시작된 전통은 매년 반복되고, 조금씩 새롭게 변화를 더하며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학교문화로 자리잡았다. 특히 학생들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작은 나눔과 배려, 존중과 감사의 실천은 학생들의 태도와 생활 속에 스며들어 교실과 교정 곳곳에서 더 따뜻하고 성숙한 관계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교사와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인성이 해마다 더 좋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지역사회 역시 강경고등학교의 이러한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

김영성 교장은 “스승의 날 발원지로서 존사애제 정신을 이어가며, 학생들이 존중과 배려 속에서 성장하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강경고등학교의 인성교육은 이제 학교를 넘어 지역사회 전체가 환영하고 공감하는 문화로 확산되고 있다. 강경고등학교는 앞으로도 충남교육청이 지향하는 빛깔있는 인성교육을 선도하며, 존사애제 정신이 살아 숨 쉬는 학교문화 확산에 앞장설 것이다.

(이 기사는 충청남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홍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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