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재도약·패션 수익성 회복…신세계 젊은 리더십 시험대에

뷰티 재도약·패션 수익성 회복…신세계 젊은 리더십 시험대에

글로벌 K-뷰티 경쟁 속 브랜드 재편·유통망 확장 과제
패션 부문, 내수 회복세와 밸류업 전략으로 반등 노려야

기사승인 2025-09-28 06:00:23
신세계인터내셔날 본사 전경.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신세계가 패션·뷰티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이하 SI)에 30·40대 젊은 경영진을 전진 배치하며 체질 개선과 신성장 전략에 속도를 낸다.

그룹은 26일 SI 코스메틱1부문 대표에 1980년생 서민성, 코스메틱2부문 대표에 1985년생 이승민을 각각 선임했다. 서 대표는 신세계백화점과 SI에서 뷰티 브랜드 도입과 혁신 전략을 주도해온 인물이며, 이승민 대표는 그룹 최초 여성 CEO로 글로벌 브랜드와 온라인 유통 경험을 갖췄다. 

SI 대표에는 해외패션본부장을 지낸 김덕주가 내정됐다. 김 대표는 글로벌 브랜드 운영과 수익성 개선 경험을 바탕으로 패션 사업 정상화와 포트폴리오 재편을 맡는다. 이번 인사는 뷰티 부문을 이원화하고 젊은 CEO들을 전면에 배치해 의사결정을 빠르게 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SI는 지난해부터 코스메틱 부문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 MZ세대 인지도가 높은 비건 색조 브랜드 어뮤즈(AMUSE)를 인수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어뮤즈는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K-뷰티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으며, SI의 글로벌 유통망과 마케팅 역량을 활용하면 2025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기존 자체 브랜드 연작(Yunjac)과 비디비치(VIDIVICI) 역시 올리브영 입점, 해외 진출 확대, 브랜드 리포지셔닝을 통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 산업은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산업 규모는 2019년 약 15조원에서 지난해 약 23조원까지 확대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7.5% 수준이다. 

패션 부문도 지난해부터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정비, 유통 효율화, 비용 구조 개선 등 전방위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2025년 상반기까지는 시장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 기대와 정부의 내수 부양책이 맞물리면서 회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5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8로 기준선인 100을 웃돌며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의류비 지출전망CSI는 전월보다 3포인트 올랐고 지출동향CSI도 12월 91에서 1월 93.8, 6월 96으로 개선됐다. 주요 금융사들은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으며 정부는 30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과 약 10조3000억원 규모 민생 소비쿠폰 지급을 추진 중이다. 쿠폰이 직접 의류 구매에 사용되지 않더라도 생활비 지출을 줄여 가처분 소득을 늘리면 패션 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I는 지난해 말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을 공시하며 중장기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2030년 매출 2조원 달성, ROE 7% 개선, 3년 평균 주주환원율 30% 이상 및 최소 배당금 상향을 목표로 한다. 자체 브랜드 성장과 신규 M&A, 글로벌 유통망 확장을 통해 기업가치 상승과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확보를 노린다. 증권가는 SI의 2025년 연결 매출을 1조3305억원, 영업이익을 326억원, 지배주주순이익을 388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번 세대교체를 통해 ‘젊은 경영+책임경영’ 체제로 전환하며 K-뷰티 재도약과 패션 부문 실적 반등을 동시에 꾀하는 모습이다. 업계는 이번 인사를 패션·뷰티 부문을 재정비해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어뮤즈 인수를 통해 젊은 소비층과 아시아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발판을 마련했지만, 그와 동시에 글로벌 K-뷰티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임 서민성·이승민 대표는 기존 브랜드의 리포지셔닝과 글로벌 유통망 확장, 어뮤즈 성장 가속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도 “내수 소비 회복기에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온라인 판매 전환을 강화해 외형 성장의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며 “브랜드 효율화와 채널 전략 재정비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