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귀연 부장판사가 유흥업소 접대 의혹이 불거진 직후 잇따라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취소 청구일에 맞춰 최신 기종으로 바꾼 뒤 3개월 만에 기기를 다시 교체한 것이다.
30일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이 확보한 휴대전화 교체 이력에 따르면 지 판사는 6년 간 사용했던 자신의 핸드폰(갤럭시S10)을 지난 2월4일 최신 폰(갤럭시S25울트라)으로 바꿨다. 이날은 윤 전 대통령이 구속취소를 청구한 날과 일치한다. 지 판사는 그로부터 한 달 뒤인 3월7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취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구속 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 단위로 계산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지 판사는 지난 5월16일에도 자신의 폰을 ‘샤오미레드미노트14’로 다시 바꾼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민주당이 지 판사의 유흥업소 접대 의혹을 제기한 지 이틀 뒤였다.
이와 관련해 황 의원은 “사법부가 진상 규명은커녕 오히려 제 식구 감싸기를 하는 동안 핵심 의혹들의 스모킹건이 사라지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며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지 판사는 같은 달 19일 윤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사건 재판 시작 전 신상 발언에서 “삼겹살에 소맥을 마시면서 지내고 있다”며 “그런 곳에 가서 접대받는 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대법원 감사위원회는 지 판사의 유흥업소 접대 의혹에 대한 판단을 미루기로 했다. 감사위는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대상 법관에게 징계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여성 종업원의 술자리 동석 여부가 불분명하고, 지 판사가 동석했던 2명의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처리한 사실도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에서 사실관계가 비위 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