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의약품 가격을 다른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도록 압박하면서 한국 등 다른 나라에서 판매하는 의약품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브리핑을 갖고 “화이자가 앞으로 미국 시장에 출시하는 모든 신약을 최혜국대우(MFN) 가격에 판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MFN 가격은 제약사가 미국 외 선진국에 적용하는 가격 중 최저 가격이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미국 환자들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약 3배 높은 가격을 내고 있다. 화이자는 1차 치료제 대부분과 일부 전문 의약품을 ‘TrumpRX’라는 새로운 직접 구매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에게 평균 50%, 최대 85% 할인된 가격에 제공할 예정이다. 또 미국에서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 7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불라 CEO는 화이자가 미국에 투자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의약품 관세를 3년 유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라 CEO를 향해 “그가 여기(미국)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면 (화이자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내 생산시설 설립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제약사와도 유사한 합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는 “미국은 더는 전 세계 국가들의 의료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17개 글로벌 제약사에 서한을 보내 60일 내로 미국 내 약값을 인하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엔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또 지난달엔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는 제약사에게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