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이 근육 증가 효과가 있는 비만 신약의 임상시험을 신청했다. 기존 비만치료제의 한계로 지적되는 근육 손실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미약품이 지난달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개념 비만치료제(HM17321)의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다고 1일 밝혔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HM17321’의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 약력학 특성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HM17321은 단순히 근 손실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기존에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근육량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세계 최초의 비만 혁신 신약으로 개발되고 있다. 기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기반 약물들은 근 손실이 불가피하다.
HM17321은 GLP-1 인크레틴 수용체가 아닌 CRF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UCN2(Urocortin-2) 유사체다. 한미약품 연구개발(R&D)센터에 내재화된 최첨단 인공지능 및 구조 모델링 기술을 활용해 설계됐다. CRF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타깃하면 지방 감소와 근육 증가, 근 기능 개선 등을 직접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게 한미약품 측 설명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미국비만학회에서 HM17321의 체중 및 체지방 감소, 근육 증가와 기능 개선을 최초로 발표했다. 이어 지난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 2025)에서 ‘과체중 영장류 모델’ 연구, 지난 8월 생물정보학 분야 학술대회 ‘ISMB/ECCB 2025’에서 ‘머신 러닝 기반 전임상-임상 이행연구’를 발표하며 비임상 근거를 쌓아왔다. 최근 열린 유럽당뇨병학회 ‘EASD 2025’에서는 정상적 기능을 지니는 근 성장을 유도하는 기전을 규명하기도 했다.
HM17321은 기존 인크레틴 계열 비만 치료제와의 병용요법에서도 양적·질적으로 우수한 체중감량 효력을 나타낸다. 병용 치료제로 개발될 경우, 동일한 펩타이드 형태인 기존 인크레틴 계열 약물과 한 번에 투약할 수 있다.
한미약품은 HM17321 상용화를 2031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인영 R&D센터장은 “지방 감량과 근육 증가, 운동 및 대사 기능 개선이라는 효능을 동시에 지향하기 때문에 근 감소증 및 고령층 비만, 운동 기능 저하 환자군 등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며 혁신적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오는 11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2025 미국비만학회에서 HM15275(비만 치료 삼중작용제)와 HM17321에 대한 총 4건의 주요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