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첫 대규모 혈우병 A 환자의 치료 효과 분석 결과가 나왔다. 혈액응고 8인자 예방요법이 관절 수술을 70%가량 감소시키는 등 장기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다케다제약은 18일 박영실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청구 데이터를 활용해 진행한 ‘대한민국 혈우병 A의 질병 부담 분석: 2008년부터 2021년까지의 횡단 연구’가 SCIE급 국제학술지인 ‘헤모필리아(Haemophilia)’ 최신호에 게재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08년부터 2021년까지 14년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청구 자료를 활용해 혈우병 A 환자 중 8인자 제제로 치료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혈우병 A는 X 염색체에 위치한 혈액응고인자 8번의 결핍으로 발생하는 출혈성 질환이다. 치료는 결핍된 8인자를 보충하는 응고인자 제제와 8인자와 유사하게 지혈 역할을 수행하는 비응고인자 제제로 나뉜다. 응고인자 제제는 관절 상태, 목표 신체활동 수준, 약물동태학(PK) 등 환자 특성에 맞춘 맞춤형 예방요법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국다케다제약 측은 전했다.
연구 결과 환자 1000명당 연간 관절 수술 건수는 2008년 61.2건에서 2021년 17.1건으로 72% 감소했다. 중증 혈우병 A 환자에서 관절 수술 발생률이 가장 높았으며, 생명을 위협하는 출혈을 경험한 환자는 전체의 2% 미만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약 90%는 중추신경계 또는 위장관 출혈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전체 환자 수는 같은 기간 1193명에서 1517명으로 27.2% 증가했고, 60세 이상 고령 환자 비중도 점차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고령 환자가 증가하면서 고혈압, 당뇨병 유병률도 각각 150%, 50% 높아졌다.
박영실 교수는 “그동안 등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환자 규모 파악이 어려웠지만 최근 등록체계를 정비하면서 국내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치료 옵션이 나오고 있지만 표준 치료법으로써 8인자 예방요법이 국내 혈우병 A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했고, 앞으로도 혈우병 A 치료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나경 한국다케다제약 희귀질환사업부 총괄은 “8인자 예방요법을 국내 표준 치료로 정착시키기 위해 한국다케다제약이 20년 넘게 기울여온 노력이, 이번 청구 자료 기반 장기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면서 “장기 데이터를 갖춘 안전한 치료 옵션이 국내 임상 환경에서 혁신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연구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