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11일부터 전국 수련병원별로 시작된다. 지난해 2월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 상당수가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도권·인기과 쏠림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들은 11일까지 채용 공고를 확정해 올린 후 자체 일정에 따라 오는 29일까지 인턴과 레지던트를 선발한다.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공고한 모집 인원은 인턴 3006명, 레지던트 1년차 3207명, 레지던트 상급 연차(2~4년차) 7285명 등 총 1만3498명이다.
사직 전공의가 원래 근무하던 병원과 과목으로 복귀하는 경우 정원이 초과하더라도 사후 정원을 인정해 받아줄 예정이다. 또 정부는 입영 대기 전공의가 복귀하면 수련을 마친 뒤 입영할 수 있도록 최대한 조치하기로 했다. 사직 전공의들 사이에서 수련의 연속성 보장과 더불어 더 이상의 투쟁은 무의미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상당수 복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역별·과목별 복귀 규모 차이로 쏠림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전국 수련 전공의는 2532명으로 이 가운데 1707명(67.4%)은 수도권, 825명(32.6%)이 비수도권에서 근무 중이다. 의정 갈등 이전인 2023년 말에는 수도권 비중이 64%였으나, 이후 수도권 복귀 비율이 더 높아졌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추가 모집에서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과목보다 영상의학과(16.9%), 정형외과(12.9%), 비뇨의학과(11.8%), 성형외과(10.5%) 등 인기과에 복귀가 집중됐다. 필수과목 전공의 증가율은 모두 5% 미만이었다.
전공의 복귀 후엔 의료계 내부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전공의 업무 일부를 전담간호사가 대체 중인 만큼 복귀한 전공의들과 전담간호사들 간 업무 정리가 필요하다. 교수와 전공의의 깊어진 감정의 골도 해소해야 한다. 그간 일부 전공의들은 교수들을 ‘중간 착취자’라고 비판하며 갈등을 빚었다. 먼저 수련에 복귀한 전공의와 뒤늦게 돌아온 전공의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대한의학회는 8일 하반기 전공의 수련 재개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전공의의 수련 재개는 단순히 인력 복원에 그치지 않고 의료계와 정부가 힘을 합해 수련을 체계적으로 정상화하고 우수한 전문의를 양성하는 새로운 출발”이라며 정부의 결정을 환영했다.
의학회는 “정부와 의료계는 그동안 논의됐던 필수의료 지원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등 핵심 정책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