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기연구원(KERI) 대표적 기술 개발 성과인 '리튬이온전지용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가 기업체에 기술 이전된 뒤 실제 양산화로 이어져 주목된다.
이 기술은 리튬이온전지의 차세대 음극 소재로 주목받는 실리콘의 단점을 그래핀으로 보완한 것으로, 지난 2021년 11억원의 기술료로 전기·전자 소재·부품 전문기업인 ㈜JNC머트리얼즈(대표이사 이창근)에 기술이전까지 된 대형 성과다. 출연(연)의 연구개발 기술이 단순 사장(死藏)되는 것이 아닌 연구원과 기업이 함께 협력해 상용화까지 이끌어낸 측면에서 바람직한 상생의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JNC머트리얼즈는 적극적인 투자 및 협력사와의 협업을 통해 그래핀 양산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충북 제천의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입주해 최적의 생산 환경을 구축했고 KERI 원천기술을 스케일업(Scale-up)해 엔지니어링 단계도 하나씩 밟아 나갔다. 이를 통해 지난해 국내 최초로 대규모 그래핀 양산 설비(플랜트)를 구축해 최적화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설비는 수천 톤급의 고품질 그래핀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추후 실리콘과의 복합화를 통해 고성능 음극재로 탄생한다면 약 6만대의 전기차용 전지(총 4GWh 규모) 혹은 수억 개의 스마트폰용 전지에 적용이 가능한 용량이다. 또한 고용량·고성능 리튬이온전지가 필요한 에너지저장장치(ESS), 고성능 AI 반도체 및 서버 등에 활용되어 국가 에너지·AI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국전기연구원은 기존 리튬이차전지 음극에 들어갔던 실리콘의 양(첨가량)을 기존 5% 이내 수준에서 20%까지 4배 이상 증가시켜 고용량·고품질의 음극을 안정적으로 제조하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전기차에 적용하면 주행거리를 약 20% 이상 늘릴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이다. 재료도 기존 고가의 나노 실리콘 대비 값싼 마이크론(μm) 크기의 실리콘을 활용하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시작품인 ‘파우치형 풀 셀(Full Cell)’을 제작하고 전기화학 특성 평가 및 국내·외 원천특허 등록까지 완료했다.

정승열 KERI 나노융합연구센터장은 "본 기술은 이차전지 고용량화 및 안정성 확보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고기능 나노소재 기반의 상용화 기술로서, 국내외 산업계와 학계로부터 기술적 완성도와 실용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며 "기술이전 후에도 복합 음극재의 양산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 연구진이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기업체와 협업했다"고 전했다.
이창근 JNC 머트리얼즈 대표는 "KERI의 혁신적인 원천기술과 긴밀한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그래핀 양산화라는 중요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으며 앞으로도 꾸준한 협업을 통해 대한민국 이차전지 산업의 발전과 기술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