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AI 의료 솔루션인 ‘닥터앤서’가 세 번째 버전으로 진화했다. 이번에 공개된 닥터앤서 3.0은 기존처럼 병원과 의료진을 중심으로 쓰이던 틀을 넘어, 환자 관리에 초점을 맞춰 활용 범위를 넓혀갈 전망이다.
서울성모병원은 1일 닥터앤서 3.0 출범식을 열고 인공지능 기반 환자 예후 관리 서비스의 새 모습을 공개했다. 행사에는 세브란스병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 개발에 참여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닥터앤서는 정부가 지난 2018년부터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발전을 목표로 개발해온 국가 의료 AI 프로그램이다. 초기에는 심장질환, 뇌질환, 유방암, 대장암, 간암, 폐암, 전립선암, 소아 희귀난치성 유전질환 등 8대 질환을 중심으로 진단 보조와 치료 지원에 집중하는 의료기관 솔루션으로 개발됐다. 이후 의료기관 간 데이터 교류와 질환 범위를 확대한 2.0으로 발전했으며, 이번에 공개된 닥터앤서 3.0은 병원 진료를 넘어 환자의 일상 건강 관리와 치료 예후 지원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닥터앤서 3.0을 통해 의료진과 의료기관 중심이었던 의료정책을 환자 중심, 질병 예방 및 관리 중심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개인별 건강검진 정보, 가족력, 생활습관 등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병을 예측하는 기술 개발에 120억원을 투입했다. 또 언어장애와 호흡기 질환 환자를 위한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 사업에도 약 200억원의 예산을 배정할 예정이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출범식에서 “닥터앤서는 의료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국민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넓히고, 개인이 주도하는 건강한 삶을 위한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닥터앤서 3.0을 토대로 의료 분야에 AI를 접목하기 위해 현장에 계신 의료 전문가들의 혜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닥터앤서 3.0 개발을 위해 구성된 두 개의 컨소시엄 중 1번 컨소시엄을 이끈 서울성모병원은 AI와 웨어러블 IT 기기를 연동해 환자 관리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대진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서울성모병원은 ‘리메디아(REMEDIA)’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과 닥터앤서를 연계해 발전시키려 한다”며 “암·심장·피부질환 환자를 위한 건강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하고, 해외 진출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2번 컨소시엄을 이끈 세브란스병원은 닥터앤서 3.0과 AI를 연계해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환자의 재택 치료와 재활 관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고도화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권자영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세브란스병원은 전자의무기록(EMR)과 다양한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데이터를 닥터앤서 3.0과 통합해 AI 기반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려 한다”며 “산모·소아·관절·암 등 다양한 환자들이 집에서도 건강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해외에서도 닥터앤서 3.0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