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 장기이용기업 57% ‘부실 위험’ [2025 국감]

신용보증기금 장기이용기업 57% ‘부실 위험’ [2025 국감]

기사승인 2025-10-23 12:59:32 업데이트 2025-10-23 13:22:33
신용보증기금 사옥 전경. 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10년 넘게 이용하는 기업 중 절반 이상이 ‘부실 위험군’으로 분류된 것으로 드러났다. 단기 유동성 지원을 넘어 사실상 부실기업의 장기 존속을 뒷받침하는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추경호 국회의원(정무위원회)이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신보 보증을 10년 이상 이용 중인 장기이용기업은 4485개에 달했다. 장기이용기업은 보증이용기간이 10년(혁신형 중소기업 12년) 이상이고 보증이용금액이 업종별 평균 보증이용금액의 2배를 초과하는 기업이다. 

이 중 우량기업은 1%도 안 되는 41개(0.9%)에 불과한 반면, 성장성 정체기업은 1881개(41.9%), 신용도 약화기업이 664개(14.8%)로 전체의 56.7%가 잠재 부실 위험군에 속했다. 성장성 정체기업은 시장여건 변화에 따라 연체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의미한다. 신용도 약화기업은 신용도가 매우 취약하거나 차입금이 매출액을 초과하는 등 부실징후가 감지되는 장기이용기업을 뜻한다.

장기보증이용기업에 대한 보증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신보 장기이용기업의 보증 잔액은 2020년 2조8395억원에서 올해 8월 3조9065억원으로 37.6%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감소했던 성장성 정체기업과 신용도 약화기업의 보증잔액이 올해 각각 17.6%, 13.4% 증가했다. 부실우려기업에 자금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보증 이용 기간은 10년 초과~20년 이하가 3478개(보증잔액 3조515억원), 20년 초과~30년 이하 949개(21.2%, 8105억원), 30년 초과~40년 이하 58개(445억원)로 나타났다. 최장기 이용기업 3곳은 무려 36년 동안 보증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신보는 컨설팅과 구조개선 프로그램을 통해 장기이용기업을 관리하고 있으나 올해 컨설팅 참여 기업은 314개로 전체의 7%에 그쳤다. 사전구조개선 프로그램인 ‘빌드업’과 ‘밸류업’ 지원기업도 각각 50개, 121개 수준으로 수천 개의 장기이용기업 중 일부만 관리 개선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고 있다.

추 의원은 “신보 보증이 일시적 자금난 해소와 성장 지원이라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부실 위험기업의 장기존속을 뒷받침하는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며 “구조개선 프로그램이 실질적인 정상화와 자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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